슬슬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주말이었다.
딱히 어디를 가야겠다는 계획도 없고 집에만 있기에는 아쉬워서 무작정 드라이브를 나섰다. 그렇게 길을 지나가던 중 유난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대길고추불고기.
간판부터 왠지 맛집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여기 한번 들어가 볼까?"
우리는 고민도 없이 차를 세우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대길고추불고기 이용방법
매주 금요일 휴무
오전 10시~21시 영업


테이블 위에 있는 건 딱 두 가지
테이블 위를 살펴보니 조리용 집게와 불판뿐이다.
그리고 한쪽에 준비된 특제 양념소스.
도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증이 커진다.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는데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이 나왔다.
살짝 초벌된 불고기와 특제 양념이 버무려진 상태로 바로 테이블 앞으로 등장한다.
속도 하나는 정말 인정.
"벌써 나왔다고?"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사장님 부부가 만들어가는 식당
주방과 홀을 둘러보니 사장님과 사모님 두 분이 직접 운영하시는 것 같았다.
손님은 계속 들어오는데 두 분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척척 음식을 준비하신다.
오랫동안 한 메뉴만 연구해 온 고수의 느낌이랄까.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쳤다. 아니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확인했다.
그런데...
"어? 메뉴가 이것뿐이야?"
정말 놀랍게도 메뉴는 단 하나.
고추불고기
끝.
요즘 식당들처럼 이것저것 고를 필요도 없다.
오히려 이런 집이 진짜 맛집인 경우가 많다.
공기밥은 따로 추가 주문이 가능했고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식당일지도 모르겠다.


기본 반찬도 알차다
고추불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며 밑반찬을 살펴본다.
오뎅볶음, 버섯볶음, 콩나물무침, 도토리묵, 마늘, 깻잎, 상추.
그리고 된장국과 공기밥까지.
고기 먹기에 부족함 없는 구성이다.




딱 3분만 기다리세요
사장님께서 말씀하신다.
"3분 정도만 볶아서 드시면 됩니다."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추불고기.
양념이 끓기 시작하면서 고기에서는 불향이 올라오고 식욕은 점점 폭발 직전이다.
드디어 먹을 시간.
상추 한 장.
깻잎 한 장.
잘 익은 고추불고기 한 점.
그리고 마늘 하나.
와~~~~앙!
입에 넣는 순간 불향이 먼저 코를 자극하고 뒤이어 특제소스의 감칠맛이 혀를 감싼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은근히 중독성 있는 맛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계속 찾는구나.






진짜 마무리는 볶음밥이다
배가 어느 정도 불러왔지만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고기를 조금 남겨둔 상태에서 공기밥을 투척한다.
그리고 식당에서 제공하는 참기름과 김가루를 듬뿍 넣는다.
집게로 열심히 섞어준다.
고추불고기 양념과 밥이 하나가 되면서 점점 먹음직스러운 색깔로 변해간다.
이제 중요한 건 기다림.
바닥이 노릇노릇하게 눌어붙을 때까지 조금만 참아야 한다.
하지만 참기가 쉽지 않다.
결국 한 숟가락 먼저 떠본다.
후후...
후후...
뜨거운 김을 날리는 건지 빨리 먹기 위해서인지 나도 모른다.
입안에 넣는 순간 고소한 참기름 향과 눌어붙은 볶음밥의 바삭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솔직히 말하면 고추불고기보다 마지막 볶음밥이 더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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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길고추불고기는 메뉴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집이다.
불향 가득한 고추불고기와 특제소스의 조합도 좋았지만 마지막 볶음밥이 정말 강력했다.
화려한 메뉴는 없지만 한 가지 메뉴에 집중한 식당만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곳.
주말에 특별한 메뉴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한 번쯤 들러보길 추천한다.
다만 방문하면 볶음밥은 꼭 드셔야 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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